단원고 ‘명예 3학년’ 교실: 5백일 동안 쌓인 그리움, 저항, 다짐의 목소리
유가족과 생존 학생들이 내 아이와 내 친구를 만나는 유일한 공간이 있다. 영원히 2학년인 학생들의 흔적은 이제 ‘명예 3학년’ 교실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명예 3학년’ 교실에는 앉아서 때로는 졸기도 하고 공부도 했을 의자와 책상, 미래에 하고 싶은 일들이 적힌 판넬, 아이들이 신고 달렸을 슬리퍼, 문제 푸느라 머리 싸맸을 서랍 속 문제집, 의자에 걸쳐 있는 교복 자켓, 책상에 손 글씨로 남긴 낙서들까지도 그대로 남아 있다. 그리고 교실에는 5백일 동안 하루 하루 아이들과 선생님을 기다리며 많은 이들이 남긴 그리움이 쌓여 있다. 아이들이 생전에 즐겨 먹던 과자와 음료수가 수북히 쌓여 있다. 칠판과 교실 곳곳엔 기다림, 그리움, 분노 그리고 다짐의 메모가 빼곡히 적혀 있다.

최신 이슈

단원고 학생들이 리본을 그려 넣은 노란 하트 속 분홍 포스트잇에는 “지각이야, 빨리 와”라는 메모가 적혀 있다.

2015년 8월 22일 이미진 ⓒ노동자 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