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 “입시경쟁이 낳은 잔인한 하루”
11월 14일 매서운 한파 속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수능)이 전국의 시험장 1100여 곳에서 치러졌다. 올해 수능 응시자 수는 49만 명으로, 1994년 수능이 처음 시행된 이래 사상 처음 응시자가 40만 명대로 떨어졌다.
시험이 치러지는 서울 중구 순화동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시험장의 분위기는 작은 숨소리도 낼 수 없을 정도로 무척 무거웠다. 수험생들은 오늘 단 하루에 인생의 반 이상이 달려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는 듯, 잔뜩 움츠러든 모습으로 시험을 준비했다. 자녀를 시험장으로 보낸 부모들은 애타는 마음에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고 시험장만 바라봤다. 시험은 오전 8시 40분에 시작해 오후 5시 40분에 끝났다.
한편 지난 10월 26일 문재인 정부는 조국 사태로 불거진 교육 불공정 문제를 해결한다며 ‘정시 확대’, ‘자사고·외고 2025년 일반고 전환’, ‘고졸 취업 활성화 대책’ 등을 내놓았다. 그러나 되레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한 입시 경쟁의 핵심 원인인 대학 서열화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14일 오전 서울 중구 순화동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시험장에서 늦깎이 수험생이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